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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칼럼 : 4월] 학교폭력과 정신건강

학교 폭력과 정신건강


정신건강의학과 임상강사 권국주


1. 학교 폭력에 관하여


집단 안에서 개인에게 폭력을 가하고 괴롭히는 행위는 오랜 기간 존재 했다. 근대적인 학교교육이 시작된 이래, 학교라는 집단 하에서도 마찬가지의 폭력이 존재하였을 것이라 짐작하지만, 학교 폭력의 위험상이 알려지고, 관련 연구가 수행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서구에서는 노르웨이의 심리학자 Olweus 가 1970년대부터 학교폭력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였고, 학교폭력에 대한 사회적, 학문적 관심이 촉발되는데 기여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학교폭력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된 것은 1990년대부터이다. 이 때부터 학교 폭력 관련 기사가 증가하기 시작했고, 1995년에는 학교폭력으로 인해 자살한 고등학생의 아버지가  ‘청소년 폭력 예방재단’을 설립하여 학교폭력을 사회 문제화 하였고 이후로도 다양한 연구와 예방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청소년의 폭력을 지칭하면서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용어는 ‘bullying’ 이다. Olweus는 bullying 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다음의 세가지 중요한 요소가 개념에 포함된다고 보았다. 1) 상대가 원하지 않는 부정적인 행동을 포함하는 공격행동을 보임, 2)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나타남 3) 가해자와 피해자간의 힘의 불균형이 존재함. 또한 그는 bullying은 다양한 공격행동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용어하고 설명하면서, 아홉 가지 하위 유형을 제시하기도 했다. (http://olweus.org) ((1) 언어적 괴롭힘 2) 사회적 소외, 배제 3) 신체적 괴롭힘 4) 소문 퍼뜨리기 45) 돈, 물건을 뺏거나 훼손시킴 6) 원치 않는 행동을 강요 7) 인종적 괴롭힘 8) 성적 괴롭힘 9) 사이버 괴롭힘.) 한국 청소년 개발원의 연구(1998)에서는 “학교폭력은 청소년기라는 특정한 생득적 환경적 성장 과정에서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목적으로 대인과 대물에 관계 없이 힘의 불균형 상황에서 발생하는 언어 심리 물리적 폭력이다”라고 설명하였다. 이처럼 국가와 연구기관에 따라 의미에 차이는 있으나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내용을 종합 하면, 학교 폭력이란 “학생들의 개인적 특성과 그리고 학교 내외의 사회적 요인들에 의해서 유발되는 범죄적 행위로서 자신보다 신체적 심리적으로 약한 위치에 있는 학생에게 가해지는 위협 또는 실제 활동”이라 정의할 수 있다.


학교는 개인이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는 곳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독립적인 사회적 구조로서 각 개인에게 중요한 심리적인 의미를 지닌다. 그 안에서 학생들은 지식의 습득할 뿐 아니라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고 또래집단을 형성하면서 본격적인 사회화 과정을 밟는다. 또한 다양한 대인관계 기술과 도구를 습득하고 사회적 갈등과 요구를 대처해 나가는 방법을 배운다. 하지만 현재 국내의 학교 상황이 청소년의 발달 과업을 효과적이고 적절하게 수행하기 적합한 환경인지는 의문이다. 학교폭력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지 20여년의 시간이 흘렀고, 다양한 대책이 논의되고 있으나. 학교폭력은 저 연령화 집단화 난폭화 되어 가며 더욱 심화되고 악화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학교폭력은 청소년들의 정신건강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학교폭력 피해를 입은 아이들 중 상당수가 우울, 불안, 자살사고와 같은 정신병리를 경험한다. 또한 학교폭력의 영향은 단순히 청소년기에 머무르지 않으며, 성인기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실례로 청소년기의 신체적 언어적 폭력을 당한 아이들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우울, 불안, 자살사고 및 약물 중독 가능성의 가능성이 높다는 다수의 보고가 있다. 따라서 학교폭력의 문제는 단순한 폭력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또한 학교폭력 예방은 다음 세대를 책임질 사회 인적자원에 대한 필수적인 투자의 일환으로 생각하고 대처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아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다양한 아동청소년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루어 질 수 있는 환경이 시급히 조성되어야 한다.

 

2. 청소년기의 생물학적 특성


청소년의 생물학적으로 쉽게 폭력의 가해자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지닌다. 특히 청소년의 뇌 발달과 호르몬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람의 뇌는 완성되어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성장하며 특유의 신경회로를 완성한다. 갓 태어난 아이는 고개 조차 움직이지 못하지만. 돌이 되면 집고, 걷기 시작하며 두돌이 되면 문장으로 말하기 시작한다. 인간은 성장하면서 신체 기능의 뚜렷한 발달이 이루어지는데, 이는 각각의 기능과 관련된 두뇌의 성숙에 의한 것이다.


대뇌 피질 중 전두엽의 앞부분, 즉 이마 바로 아래 부분을 전전두엽이라 한다. 전전두엽은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자신의 행동을 계획하고, 충동을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흔히 아이들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대책 없이 행동한다.’고 이야기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아직 스스로의 감정과 행동을 조절하는 전전두엽의 기능이 완성되지 않았기에 벌어지는 일이다. 하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아이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충동을 억제하고 참을성을 보이며, 일을 할 때도 미리 계획을 세우고 시행한다. 흔히 이를 가리켜 사람들은 ‘이제 철이 들었다’고 이야기 한다. 전전두엽의 기능이 완성되었다는 의미이다. 아동 청소년기는 아직 전전두엽의 발달이 미숙한 시기이다. 이때는 전전두엽보다, 공포와 분노를 조절하는 편도체가 더 큰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이시기는 성인에 비해 감정적인 자극에 훨씬 예민하고 예상치 못한 행동을 보이며, 충동적인 행동 반응을 보이기 쉽다. 결국 이와 같은 특성이 학교폭력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


청소년기의 변화를 이야기 하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호르몬이다. 청소년기에는 성호르몬의 분비량이 무척 빠르게 변화한다.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청소년기가 되면 급격하게 분비가 증가한다. 이는 청소년의 공격성과 분노, 성적 호기심, 영토의식을 자극한다. 그래서 정서적인 자극을 받거나, 누군가 자신의 영역을 침범했다고 느끼면 청소년은 유달리 쉽게 공격적이 된다. 청소년기 여자 아이들의 변화를 주도하는 호르몬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다. 사람의 감정을 결정하는 신경전달물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이다. 사춘기에 이르러 여성호르몬의 분비는 급격하게 증가하고 또 불안정해 지며, 이는 청소년의 불안정한 감정상태로 이어진다. 또한 자신의 변화된 감정상태에 적응하기 어려워 혼란스러워지기도 한다.

 

3. 학교폭력의 예방과 피해 보호 대책


1970년대 미국은 No mercy to bullying 정책을 시행한 바 있다. 학교 폭력 문제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여 폭력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 것이다. 하지만 후속 연구 들은 이 정책이 학교폭력의 감소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미국에서는 학교폭력의 예방과 관련한 포괄적인 내용이 포함된 ‘괴롭힘 금지법(anti-bullying laws)’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주에 따른 차이는 있으나, 이를 통해 학교폭력이 벌어졌을 시 교직원/학생들의 보고를 의무화 하였고, 학교  단위의 개입, 훈육 절차를 분명히 하였다. 무엇보다 학교 단위에서 학교폭력의 예방과 개입을 위한 프로그램을 의무화 하였다는 특징이 있다. 이후 다양한 형태의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이 개발 되었으며 그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Olweus의 괴롭힘 예방 프로그램이다. (Olweus bullying prevention program : OBPP) 이다. OBPP는 학생들 사이의 괴롭힘 문제를 감소시키고 새로움 문제의 발생을 예방하며, 학교에서 보다 나은 또래 관계를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국내에서는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대한 법률’이 제정되어 시행되고 있으며 2012년에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학교폭력 근절 종합 대책’이 발표되었다. 국내에서도 연구자와 기관을 통해 학교폭력의 예방과 개입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들이 개발 되어왔다. 그러나 아직 프로그램의 효과성에 대한 충분한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가해자 혹은 피해자 학생들에 대한 심리적 치유에 대해서도 충분히 논의될 필요가 있다. 피해 아동청소년들에게서 적응장애, 우울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등의 기분, 스트레스 연관장애가 발생한다. 이들에 대한 치료는, 정신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하여 진행하며, 조기에 치료 하는 것이 빠른 일상 생활 복귀 와 향후 정신적 후유증의 예방을 위해 중요하다. 또한 흔히 간과되기 쉽지만 가해 청소년에 대한 치료적 접근은 역시 중요하다. 이들 역시 일반 아동청소년에 비해 높은 수준의 정신적 고통을 입고 있으며, 청소년기, 혹은 성인이 된 이후의 정신질환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과거 피해자였던 아동청소년이 후에 가해자가 되거나, 그 반대인 경우 역시 흔히 관찰되는데, 이들의 스트레스 정도가 매우 높으며, 정신질환 동반 위험도가 특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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