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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칼럼 9월] 조현병으로 치료받는 가족이 있는 경우

조현병으로 치료받는 가족이 있는 경우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강사 이세정

 

조현병은 만성 질환으로 급성기의 적절한 치료와 이후의 꾸준한 관리가 중요한데 이러한 과정에서 다른 질환보다 보호자의 역할이 좀 더 필요한 경우가 생긴다. 우선 가족들은 환자의 평소 모습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증상의 재발 조짐을 가장 먼저 발견할 수 있다. 환자는 병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증상에 대하여 보호자가 제공하는 정보가 의료진의 판단을 도울 수 있고 환자가 자발적인 치료환경에 들어오지 않는 경우에는 투약이나 입원치료에 있어 환자를 설득, 지지하고 필요 시 입원 절차를 거치는 데 보호자의 역할은 필수적이다. 또한 정기적으로 진료실에서 환자를 만나는 의료진과 달리 가족들은 환자와 삶을 같이 하며 지속적인 개입을 하기 때문에 치료에 대한 가족의 이해와 지지는 환자의 장기적인 예후와 경과에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보호자 스스로도 본인의 심적인 상태를 들여다보며 보다 긴 호흡으로 이러한 상황을 받아들이고 준비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처음 진단 받았을 때

 ‘정신과 약은 독해서 끊을 수 없다’ ‘치료를 받으면 기록이 남아 취업에 지장이 생긴다’ ‘의지로 이겨내야지 약을 먹으면 해롭다’ 등 대중들이 가지고 있는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은 부정확하고 비전문적이며 옳지 않은 경우가 많다. 환자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것은 ‘대중의 잘못된 인식에 환자 또는 보호자가 얼마나 동화되는지’이며 부정적인 믿음에 동화되는 경우 자존감의 저하, 무능감 등의 부정적인 감정반응이 나타난다. 이로 인해서 일을 찾거나 가정 일을 하는 기회를 놓치거나 치료 등의 도움 구하지 못하게 되어 스스로를 분리 하는 과정에서 stigma가 형성되는데 특히 가족의 부정적 반응이 큰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공익광고, 질환이름 개정, 방송에서의 정신질환 coming out 등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더욱 중요한 것은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개인의 올바른 질환 인식 이다.

처음 진단을 받게 되면 가족들은 질환의 원인을 찾으려고 하며 가족력이 있는 가계를 탓하거나 과거 양육방식이나 스트레스 상황을 떠올리며 자책하는 경우가 있다. 부모 중 한 명이 환자일 경우 자녀 10명 중 1명꼴로 발병하며 촌수가 멀어질수록 이 비율은 더 떨어진다. 특정 양육 방식이나 태도와 질환과의 연관성이 밝혀져 있지는 않다. 유전적인 소인, 환경적인 요인 모두가 발병에 기여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아직 정확한 병태생리가 밝혀져 있지는 않다. 그 외 조현병 경과의 다양성과 초진 당시의 진단이 바뀔 가능성, 질병경과가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 없다는 불확실성 때문에 때로는 최악의 경우를 가정하고 사회적인 인식에 동화되어 좌절하는 경우도 많다. 무엇을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모르는 데서 오는 무력감도 상당하다. 반복하여 언급하였듯이 가족교육 프로그램, 주치의와의 면담을 통하여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하고 불필요한 자책과 오해를 최소화 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증상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아주 강한 망상적 믿음에 대해서는 반박하거나 논쟁하지 않아야 한다. 환자를 설득하려고 하지 말되 그렇다고 망상이나 환청의 내용에 동의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증상의 내용을 구체화 시키고 이로 인하여 힘들어하는 환자의 감정에 포커스를 맞추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다. 증상에 대해 놀라거나 충격 받은 것을 환자에게 드러내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담담한 태도를 유지하되 망상적인 믿음이나 환청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 않도록 주의하여 관찰하여야 한다. 환자가 환청을 무시할 수 있도록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려 현실적이고 일상적인 화제에 대한 대화 유도가 필요하다. 난폭하고 위험한 행동이나 자살시도, 자해, 약물부작용이 심한 경우, 정신병적 증상이 심하여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있을 경우에는 입원을 고려해야 한다.

 

Care에 대한 스트레스 관리

보호자의 자유시간과 행동의 제약, 경제적인 문제, 우울감, 애통함, 슬픔, 두려움, 좌절, 자책 등과 같은 감정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다. 특히 급성기 이후 환자의 의욕 저하, 무기력, 생각의 빈곤함, 사고과정의 약화 등 조현병의 음성증상이 심할수록 이러한 스트레스가 크다고 알려져 있으며 배우자의 부재, 내향적인 성격 등도 영향을 준다. 비슷한 고민을 가진 사람이나 친구, 친척 등 다른 사람에게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 이야기 하여 감정적인 정화과정을 거치는 것이 도움이 되며, 필요 시 전문가의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보호자의 역할 분담에 대한 가족간의 상의가 필요하며 자신을 돌볼 수 있는 개인시간을 일정시간 확보하는 것도 좋겠다. 위급한 상황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주변 친인척과 대처방안을 논의해 놓는 것도 필요할 수 있다. 스트레스는 문제를 해결하거나 바꾸는 방식으로 대처할 수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의미를 바꿈으로써 불안 및 스트레스에 대한 감정반응을 바꾸는 것이다. 상황에 대처하려는 노력에 적절하고 지지적인 도움을 제공받지 못할 때 더욱 가중되므로 가족간의 의사소통과 주변의 적절한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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