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산 주요뉴스 모아보기

  • 초진 상담 예약 안내 병원 운영 사정으로 당분간 초진 상담 예약이 어렵습니다.
    많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닫기

정신건강칼럼

정신건강칼럼

정신건강칼럼 상세페이지
[정신건강칼럼 5월] 바르고 착한 아이여만 했어요

바르고 착한 아이여야만 했어요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이수연

 

30대 중반의 여성 A 씨는 명문대를 졸업 후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중입니다. 부지런하고 일의 사소한 부분에도 완벽을 기하는 그녀의 성격 때문에 지도교수 역시 그녀를 신뢰하고, 많은 일을 맡깁니다. 박사 과정이 끝나가는 그녀에게 다양한 분야에서 함께 일하자는 제안이 들어오지만 그녀는 향후 계획을 쉽게 결정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 그녀가 선택의 기로에 서 있을 때, 결과에 대해 불안해 하고 결정을 미룬 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그녀는 남자친구가 끊이지 않았지만, 만나는 기간이 길어지고,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가면, 상대방의 단점을 끊임없이 찾아냅니다. ‘잘못된 결정을 할지도 모른다’ 는 생각이 들면 강하게 불안해 지면서 여러 가지 선택지(흔히 두 가지) 각각의 장점과 단점의 목록을 길게 작성하면서 결정의 순간을 미뤄버립니다. 결국 남자친구가 지쳐서 그녀를 떠나가거나, 직장에서 다른 사람을 구하게 되는 등 불행한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그녀는 왜 이렇게 불안해 하는 걸까요?

 

그녀의 부모님는 사회적으로는 큰 성공을 거뒀지만, 집에서는 엄격한 분이셨습니다. 바쁜 어머니는 그녀가 유치원에서 돌아온 뒤 정해진 시간에 낮잠을 자고, 규칙적으로 간식을 먹지 않으면 화를 냈습니다. 아버지는 장녀인 그녀가 어머니를 도와 식사준비를 하지 않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 ‘너처럼 다 큰 아이는 엄마를 좀더 도울 줄 알았다’ 고 말을 하고, 남동생과 각자 보고 싶은 TV 프로그램이 달라 말다툼을 하면 ‘아빠는 널 때리고 싶지 않지만, 네가 좋은 누나가 되기를 바래서 때리는 거다’ 라며 종아리를 때렸습니다. A 씨는 본인 스스로가 즐거운 일을 하기 보다는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는 이상적인 딸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성인이 된 뒤에도 그녀는 근면 성실한 사람이고자 끊임없이 노력을 했지만, 내면의 즐거움을 찾는 데는 서툴렀습니다. 본인이 올바르게, 도덕적으로 행동한다면 통제 불가능한 것(선택 후의 결과)까지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끊임없이 생각을 해보지만, 잘못된 선택을 했을 때의 자기 비난을 견디기가 두려워 선택을 미룹니다.

 

그녀가 불안을 다스리고, 본인이 진정으로 원하는 걸 선택할 수 있으려면 부모님께 혼나지 않기 위해 전전긍긍하던 마음속 작은 소녀를 스스로 다독여 주어야 합니다. 논리적 사고로 가득찬 세계에서 벗어나, 감각적인 활동을 하도록 권유 받자 그녀는 어릴 때 어머니가 억지로 시켜서 쳐다보기도 싫었던 바이올린을 이용, 동호회에 가입해서 타인들과 함께 하모니를 만들어가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조금씩, 부모님이 만들어준 자신이 아닌, 오롯이 스스로 즐기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 현재 페이지를 트위터로 공유하기
  • 현재 페이지를 페이스북으로 공유하기
  • 현재 페이지를 이메일로 공유하기
  • 현재 페이지를 인쇄하기
페이지 처음으로 이동
05505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 43길 88 서울아산병원
TEL 1688-7575 webmaster@amc.seoul.kr
Copyright@2014 by Asan Medical Center. All Rights reserved.
  • 바로가기
  • 바로가기
  • 바로가기
  • 바로가기
  • 서울아산병원, 18년 연속 존경받는 병원 1위
  • 서울아산병원, 美 뉴스위크 평가 세계 22위·국내 1위
  • 서울아산병원, 정보보호 관리체계 ISMS 인증 획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