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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칼럼 5월] 스톡홀름 증후군 vs 리마 증후군

 

스톡홀름 증후군 vs 리마 증후군

 

서울아산병원 임상심리전문가 노은아

 

김기덕 감독의 “나쁜 남자”는 평범한 여대생이 우연히 마주친 야수 같은 남자의 욕망과 시기심(자신이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에 휘말려 집창촌의 여성으로 살아가게 되는 찜찜하고 불쾌하기 짝이 없는(필자의 순전히 주관적인 견해입니다) 이야기를 그립니다. 그러나 더욱 충격적인 것은 그녀가 가혹한 운명의 덫에서 벗어날 기회를 잡은 시점에서 남자에 대한 연민을 보이며 피학적 삶의 굴레 깊숙이 자신을 맡겨버리는 겁니다. 지나치게 작위적이고 남성편향적 시각의 결말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실제 이러한 현상이 인간행동에 나타나는데, 바로 스톡홀름 증후군입니다.

 

스톡홀름 증후군(Stockholm syndrome)이란 인질이나 피해자였던 사람들이 자신의 인질범이나 가해자들에게 (마땅히 느껴야 될 공포, 증오의 감정이 아닌) 오히려 애착이나 온정과 같은 감정들을 느끼는 것으로 1973년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서 실제 발생했던 은행강도 사건에서 따온 명칭입니다. 은행강도들이 6일이 넘는151시간동안 인질들을 잡아두고 경찰과 대치를 벌였는데, 구조된 후, 면담과정을 통해 인질들은 인질범들에 대해서는 애착의 감정들을 가질 뿐만 아니라 자신들을 구조한 경찰들에 대해 적대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모순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거죠. 폭력을 일삼는 남편을 이상화하는 아내, 자신을 학대하는 아버지를 닮고 싶어하는 소년, 가학적이던 옛 연인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도 동일한 심리적 기제가 작용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스톡홀름 증후군이란 용어는 질병이라기보다는 외상적인 상황에서의 대처방식에 대한 것이며 정확한 기준들에 대해서 아직 이견들이 많은 상태이긴 하나 대략 다음과 같은 특징들을 나타냅니다.

피해자가 가해자에 대해 긍정적인 감정을 지님

자신을 구해주려고 했던 친구, 가족, 경찰이나 공권력의 대상들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지님

피해자에 대해 가해자가 긍정적인 감정을 지님

 

이전의 다른 스트레스 상황에서 무력감을 종종 경험했던 사람들, 생존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하려는 경향이 강한 사람들의 경우, 스톡홀름 증후군에 더 쉽게 빠질 수 있다고도 합니다. 방어기제로는 ‘공격자와의 동일시’로 설명할 수 있겠는데, 누군가가 두려울 때, 내가 그 두려운 대상처럼 되려고 함으로써 그 두려움과 공포를 극복하려는 것입니다. 스톡홀름 증후군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유사한 증상들을 보이기 때문에 치료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준하여 치료를 하게 됩니다.

 

스톡홀름 증후군의 정확히 반대되는 개념이 리마 증후군(Lima Syndrome)으로 이 경우, 인질범이나 가해자들이 인질이나 피해자들의 소망이나 욕구에 공감하게 되며 동정심을 느끼고 공격적인 태도가 누그러지게 되는 것입니다.  1996년 페루 리마에서 페루반군들이 일본대사관을 점령한 후, 주요 정부 인사들을 포함한 400여명의 인질들을 3개월 이상 억류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인질들에게 자신의 신상을 털어놓거나 편지를 나누는 등의 온정적 행동을 하고 인질범들을 풀어주기 시작했고 마지막 협상도 결렬되자, 남은 인질들을 모두 풀어주고 반군들은 사살당한 사건으로부터 유래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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