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이야기
[정신건강칼럼 3월] 소아 수면장애 클리닉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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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수면장애 클리닉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부교수 정석훈
소아기 수면장애는 매우 흔하게 나타나고 또한 비교적 저절로 쉽게 호전되기도 한다. 그러나 소아기 수면장애는 아동 뿐 아니라 아동을 양육하는 부모 역시 매우 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아동 수면의 개선은 가족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꽤 중요한 작용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신생아의 경우 12시간에서 많게는 18시간까지 수면을 취하며, 초등학생이 되기 전까지 11시간에서 13시간 정도의 수면을 취하는 것이 적당하다. 국내 실정과는 사뭇 다르기는 하나 초등학생의 경우에도 10시간에서 11시간 정도, 중고등학생의 경우 8-9시간정도의 수면을 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소아 수면장애 클리닉에 내원하는 가장 흔한 주 호소는 “자다가 일어나서 심하게 운다”이다. 야경증은 잠이 들고 난 뒤 2시간 정도 후, 즉 N3 단계의 수면을 취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 주로 발생하며, 부모가 아이를 달래려고 해도 잘 달래지지 않고 계속 우는 증상을 말한다. ICSD-3에서는 잠꼬대, 야경증, 몽유병의 병태생리를 동일하게 간주하였으며, 잠을 자다가 각성상태가 동시에 나타나 자다가 말을 하는 경우는 잠꼬대, 자다가 일어나서 우는 경우는 야경증, 자다가 돌아다니는 행동을 보이는 경우는 몽유병으로 분류하였다. 비렘성 사건수면의 흔한 형태들로, 나이가 들면서 점차 호전되는 경향이 있고 사춘기 이전에 대부분이 좋아진다. 그렇지만 이 증상이 특정 시간대가 아닌 불규칙한 시간대에 빈번하게 나타난다면 야간 경련증과의 감별이 필요하다. 아동의 보호자는 아동이 갑자기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 때문에 심리적 정신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것을 걱정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보호자에 대한 교육과 안심시키기가 치료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과다수면증 및 기면병 역시 학령기 아동에서 자주 관찰된다. 기면병은 주간의 과도한 졸음, 탈력발작, 입면시 환각, 수면마비, 불면증 등을 호소하는 질환으로, hypocretin/orexin의 분비 장애로 인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반복수면잠복기 검사를 통해서 평균 수면잠복기 8분 이내, Sleep Onset REM (SOREM)이 2회 이상 관찰될 경우 진단이 가능하다. 다만, 아동의 수면이 부족한 한국의 실정 상, 평소에 충분한 시간 잠을 잘 취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아 수면장애 클리닉에서는 환아의 수면장애, 심리상태, 부모와의 애착관계, 최근의 스트레스 등에 대해서도 평가를 하지만, 아동의 수면패턴, 낮잠 여부 및 시간, 방의 개수, 가족 구성원 수, 방을 나눠 사용하는 형태, 침대 사용 여부, 수면등, 방의 소음, 방 안의 온도 및 습도, 자기 전 TV 시청 및 스마트폰 사용 여부에 관한 사항도 같이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보호자들은 아동의 수면장애가 향후 성장이 더디게 될 것을 걱정하는 경우가 흔하며, 이는 수면장애에 대한 일종의 역기능적 사고로 작용할 수 있어, 이 점에 대해서도 같이 다루는 것도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