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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칼럼: 1월] 전환장애 : 의학적인 원인을 찾을 수 없는 증상들

H군은 지난 봄 군대 훈련소에서 발목이 저린 증상이 시작되었습니다. 몇 일 지나면 괜찮겠지…하고 기다렸지만 다리를 절뚝거리는 지경에 이르러 군 병원에 갔더니 염증이 조금 있긴 하나 별문제가 아니라며 약을 처방해주었습니다. 그러나 하루하루 증상은 심해져서 5개월 뒤, 대형병원을 방문할 당시에는 보행기구 없이는 일어서지도, 걷지도 못하는 상태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다리나 허리를 비롯하여 전신에 대한 정밀검사가 이루어졌으나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듣고 정신건강의학과로 의뢰가 되었습니다.

 

H군의 경우, 신체화 장애 중의 하나인 전환 장애가 의심됩니다.

 

전환장애란,

수의적인 운동이나 감각 기능상의 이상증상이 나타나서 실제 일상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되나 실제 이와 관련된 신경학적 또는 의학적인 이상소견이 발견되지 않고 다른 병명으로도 설명되지 않는 경우를 말합니다. 

실제 심리검사 결과는 H군의 군대 생활에 대한 부담감, 압박감이 상당함을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꾀병과는 구별되어야 되겠는데, 꾀병은 신체적 증상이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것인데 반해 전환 장애 환자들의 경우는 증상을 만들고자 하는 의식적인 의도는 없는 것으로 H군 스스로는 군입대전 군생활에 대한 기대나 의욕도 많았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훨씬 경미한 수준의 신체화 장애는 아이들에게서 자주 볼 수 있는데요,

아이가 시험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했을 때, 체하는 바람에 학교나 학원에 결석할 정당한 이유가 생기게 되는 것이 예가 될 수 있겠지요.

 

증상은 피하고 싶던 상황에서 빠져나옴으로써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되는데, H군의 경우, 의가사 제대 등으로 군면제를 받을 경우, 다리문제가 저절로 좋아지게 될 것입니다.

 

자신이 직면하거나 극복해야 될 스트레스 상황을 신체적인 증상으로 회피하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도, 성숙하지도 못하며 신체적인 문제로 인해 해결되는 경험이 쌓일수록 습관화되기 쉽기 때문에 신체화가 의심될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불필요한 강화를 하지 않도록 하는 주변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심리전문가 노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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