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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연수 결과 보고서

해외연수 결과 보고서

 

입원약국 강유진 약사, BCOP, 종양약료 전문약사

 

작년 겨울, 양현재단의 암전문가 육성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의 위스콘신 대학 병원을 4주간의 일정으로 방문하게 되었다. 미국의 약사들이 일하고 있는 현장에서 진보된 시스템을 경험하고 약사의 높은 수준의 역할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위스콘신주의 매디슨에 위치하고 있는 이 병원은 1924년에 개원하였고, 500병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소아청소년병원과 암센터를 함께 운영하고 있었다. 병상 수는 우리보다 적었지만 건물 규모는 더 컸고, 우리병원과 비슷한 수의 인력이 업무를 하고 있는 환경이 먼저 부럽게 느껴졌다.

 

약제팀의 인력은 약 300명으로 이 중 약사는 150명이었고, 대부분의 약사들이 약물 조제업무보다는 병동에서 임상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병원 내 조제약국으로는 central pharmacy, outpatient pharmacy, children’s outpatient pharmacy, oncology clinic pharmacy로 나누어져 있었고, 병동마다 분산되어 임상약사들이 일하고 있는 작은 약국인 decentral pharmacy가 여러 개 있었다. 그리고 병원 외부에도 retail pharmacy들이 있어 그곳에서도 병원약사들이 근무하고 있었다.

 

 

 

 

먼저 central pharmacy를 방문하게 되었는데 이곳은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조제약국으로 경구약과 주사약으로 구분되어 조제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약사는 2인만이 근무하며 검수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조제는 대부분 조제로봇과 바코드 시스템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조제로봇의 정확성은 약사의 검수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라고 하니 이로 인해 많은 약사들이 임상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 같았다. 항암제, 항생제 뿐만 아니라 마약성 진통제까지 많은 주사약들이 투여 직전의 형태로 조제되어 불출되므로, 병동에 있는 간호사가 약을 조제하게 되는 일은 거의 없는 시스템이 놀라웠다. 희석되어 불출된 약의 반납 관련 문제에 관해 물어보았더니, 약사에 의해 최종 처방 검토 후 조제가 되므로 반납이 되는 일이 적고, 희석된 약품의 안정성에 대한 충분한 데이터들을 보유하고 있어 재사용 여부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하였다.

 

소아청소년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임상약사들을 따라다니며 그들의 업무도 생생히 경험할 수 있었다. 7명의 약사들이 4개의 파트(일반병동들, 종양혈액과, 중환자실)로 나누어 교대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한 파트를 한 약사가 담당하여 근무하는 우리와는 달리 여러 약사가 교대로 함께 근무하며 환자에 대해 논의하고 연구하는 모습들이 인상적이었다. 회진에 참여하고, 처방을 검수하며, 약품정보를 제공하고, 복약지도를 수행하는 모습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하지만 의사 처방 후 약사가 확인한 후에야 비로소 조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짜여진 시스템과, 의사 처방을 약사가 수정하는데 용이하도록 만들어진 전산 프로그램을 통해 처방 약물에 관해 약사가 막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또한 ‘drug policy program’을 통해서 의사의 허가 없이 약사가 직접 처방을 수정하거나 발생시킬 수 있는 권한들도 설정되어 있어 흥미로웠다. 약사가 조제 전에 처방을 효율적으로 검수할 수 있는 시스템 덕분에 불필요한 인력, 자원 낭비를 줄일 수 있고 나아가 환자 치료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에서 약사가 되기 위해서는 학사를 취득한 후 pharmacy school에 입학하여 4년간 공부하고 졸업한 뒤 약사고시에 합격해야 한다. 이 병원에서도 많은 학생들과 인턴, 레지던트 약사들이 근무하고 있었다. 체계화된 프로그램을 통해 현장에서 선배약사로부터 교육을 받고 있어서인지 회진에 참여한 pharmacy school 학생이 환자의 담당교수와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는 모습이 무척 놀라웠다. 여기 약사들이 약물치료에 관해 깊이 있게 관여하며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바탕이 전문인으로서 갖춰진 실력에 대한 신뢰 때문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업무에 높은 만족도를 보이며 장기간 병원에서 근무하는 약사들이 많았다. 특히 20년 이상 근무하신 약사님들도 활동적이고 능동적으로 실무에 임하면서 다년간 쌓아오신 경험과 지식들을 후배 약사들과 함께 나누며 동등하게 업무를 수행하는 모습들도 인상적이었다. 23년째 근무하고 있는 Susan은 원래 약학대학생 교육관련 업무를 하고 있었는데 최근 외과 환자의 nutrition 담당 약사로서의 업무를 추가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인계를 받고 있었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샐러드로 점심을 때우며 열성적으로 새로운 업무를 배워가고 있는 그녀를 보면서 마음속에 뭔가 뜨거운 것이 느껴졌다.

 

 

 

우리 실정과 많이 다르리라 생각했지만 이번 연수를 통해 또 하나 느낀 것이 현재 우리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약사들도 선진국에 못지 않게 전문적인 실력을 쌓아가고 있고 뒤지지 않는 업무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번 연수는 7년간 같은 생각으로 일해 왔던 나에게 새로운 시각으로 약사의 진정한 역할이란 무엇인지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입사 초년에 가지고 있었던 열정 같은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었다. 앞으로 이런 기회가 더 많은 약사들에게 주어져 약사의 역할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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