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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암 혁신 치료제 ‘플루빅토’ 첫 치료 현장 가보니

서울아산병원 테라노스틱스센터, 방사성의약품 '플루빅토' 첫 치료 현장

반감기 짧아 약제 주문부터 배송·투약과정까지 철저히 관리해야

기존 항암치료 실패한 전립선암 환자 대상…전립선암 맞춤 PET/CT검사 후 치료 결정

 

▲ 서울아산병원 핵의학과 이동윤 교수와 유선희 전담간호사가 환자에게 플루빅토 약제를 투여하고 있다.

 

방사성의약품으로 암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테라노스틱스센터를 국내 처음으로 개소한 서울아산병원이 10월 중순 전립선암 혁신 치료제 ‘플루빅토’ 첫 환자 치료를 시작했다.

 

플루빅토는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의 차세대 표적 방사성의약품 주사제로, 루테튬(Lu-177) 방사성동위원소를 함유하고 있다. 이 방사성동위원소가 전립선 암세포의 전립선특이막항원(PSMA)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2022년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았으며, 국내에서도 식약처의 ‘글로벌 혁신 제품 신속심사 지원체계’를 통해 지난 5월 정식 시판 허가를 받았다.

 

이번에 허가된 적용 대상은 기존 항암치료에 실패한 전립선암 환자다. 즉, 이전에 안드로겐 수용체 경로 차단 치료와 탁산계열 항암제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전립선특이막항원 양성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 성인 환자가 플루빅토 처방을 받을 수 있다.

 

플루빅토는 약제의 방사선 반감기를 고려해, 1:1로 맞춤 제작한 약제를 항공으로 배송받은 직후 투여가 이뤄져야 하기에 환자 선정부터 약제 주문과 배송, 투약까지 모든 과정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서울아산병원 테라노스틱스센터도 핵의학과 이동윤 교수, 담당간호사, 방사의약실 방사선사 모두 철저한 준비와 환자 스크리닝 끝에 10월 15일 첫 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었다.

 

오전 8시 10분

 

2024년 10월 15일 오전 8시 10분. 서울아산병원 동관2층 핵의학과 방사의약실에 플루빅토 약제가 도착했다. 새벽 6시경 인천공항에서 세관을 통과한 후 바로 서울아산병원으로 보내진 약제다. 핵의학과 이동훈 방사선사가 약제를 전달받고 상자에 표시된 사용기한에 이상이 없는지를 먼저 확인했다.

 

 

약제는 바로 포장을 풀어 방사선 안전구역에서 약제의 용량 등이 맞는지를 확인 후, 환자 투여 전까지 냉장시설에 보관해둔다.

 

오전 9시~10시 30분

환자는 오전 9시 채혈실을 방문해 당일 피검사를 먼저 시행했다. 오전 10시30분경 의료진이 환자의 당일 피검사 결과를 확인해 플루빅토 치료가 가능한지를 최종적으로 확인했다

 

오전 11시

 

서울아산병원 신관 2층 핵의학과 치료실. 환자가 치료실 침상에 누웠다. 유선희 전담간호사가 환자의 혈관 확보후 생리식염수를 치료전 30분간 투여하여 주사부위에 이상이 없는지, 연결부위에 새는곳이 없는지, 인퓨전 펌프 작동에 문제가 없는지 등을 확인했다.

 

 

전담간호사가 환자의 라인을 확보함과 동시에 동관 2층 핵의학과 방사의약실에서 플루빅토 약제 준비가 시작된다. 핵의학과 이동훈 방사선사가 유리병에 들어있는 플루빅토 약제를 실린더 기기에 소분해 약제 투여 기기에 연결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오전 11시 20분

 

동관 2층 핵의학과 방사의약실에서 신관 2층 핵의학과 치료실로 플루빅토 약제가 전달됐다.

 

오전 11시 30분

 

핵의학과 이동윤 교수가 환자에게 투여를 시작했다. 실린더 펌프를 이용하여 투여했으며, 투여 후 주사기 실린더에 잔여량이 최대한 없도록 하기 위해 식염수를 실린더에 넣어 환자에게 마저 주입했다. 투여 시간은 약 10분. 이후 30분간 식염수를 더 주입하고, 환자에게 부작용이 있는지 모니터링 한 뒤 환자가 치료실 밖으로 나왔다. 투약 후 단일광자단층촬영/컴퓨터단층촬영(SPECT/CT), 전신스캔 등의 검사를 통해 환자 반응을 확인하면 1회차 치료 일정이 모두 종료된다.

 

 

플루빅토는 6주 간격으로 총 6회 투여되는데, 플루빅토 치료법은 ‘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 접근법을 기반으로 한다. 테라노스틱스는 ‘치료(Therapy)’와 ‘진단(Diagnostics)’을 결합한 방식으로, 방사성의약품을 통해 암 진단과 치료를 시행하는 것을 말한다.

 

즉,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을 이용해 전립선암 맞춤 PET/CT(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컴퓨터 단층 촬영) 검사 시행 후, 암세포의 PSMA(전립선특이막항원) 과발현이 확인되면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인 플루빅토를 주입해 치료하게 된다.

 

▲ 플루빅토 치료 대상이 되는 환자의 전립선암 맞춤 PET/CT 영상 소견

 

이를 위해서는 먼저 PSMA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을 사용해 전립선암 맞춤 PET/CT 영상을 얻어야 하는데, 서울아산병원은 국내 최초로 2020년 11월 전립선 암세포의 PSMA 발현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진단용 방사성의약품 ‘갈륨(Ga-68)-PSMA-11’을 의료기관 조제실제제로 식약처에 생산 등록하고, 전립선암 맞춤 PET/CT를 진료에 활발히 적용해 왔다.

 

플루빅토는 기존 치료법으로 치료가 어려웠던 말기의 전립선암 특정 환자들에게 비교적 안전하게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이지만, 현재는 고가의 비급여 치료제이기에 매우 제한된 환자들에게만 사용 가능할 것으로 보여 제도적이거나 정책적인 접근으로 그 문턱을 낮추어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앞으로 중요해질 전망이다.

 

▲ 서울아산병원 핵의학과 이동윤 교수가 플루빅토 치료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테라노스틱스센터에서 플루빅토 치료를 담당하는 이동윤 핵의학과 교수는 “이번 플루빅토 치료 개시는 상대적으로 치료 부작용이 적은 테라노스틱스의 치료 영역이 전립선암으로 확대되어 진행된 전립선암 환자분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게 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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