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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칼럼 10월] 자신의 분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자신의 분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심리수련생 채연

 

 

  우리는 분노를 대체로 부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이지만, 분노는 생존 위협이나 스트레스 경험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으로써 생존 메커니즘과 관련된 적응적 기능을 가지는 일차적 감정입니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분노를 경험할 수 있지만, 분노의 표현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가 분노를 느끼지 않으며 살아갈 수는 없겠지만, 이를 적절하게 조절하지 못할 경우 당사자는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는 자신의 화를 조절하지 못하고 타인에게 상해를 입히거나, 또 누군가는 이러한 감정을 참아가며 마음에 꾹꾹 눌러 담기도 합니다. 우리의 분노는 사회적 맥락 - 대인관계에서의 수직적인 상하 관계나, 또는 친밀감에 따라 표출되기도 하고 억제되기도 하지만,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의 분노가 지속되거나 부적절하게 표현될 때, 개인의 심리적,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에 조절되어야 할 부정 정서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서수균과 권석만(2005)의 국내연구에서는 분노를 경험하고 표현하는 과정에서 작용하는 자동적 사고를 일차적 분노사고와 이차적 분노사고라는 두 단계로 세분화하여 역기능적 분노에 대한 ‘이중인지매개모델’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자동적 사고란, 상황에 대해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사고로 의도적이거나 논리적인 사고의 결과가 아니며 대체적으로 빠르고 짧게 지나가기 때문에 인식 하기 어려울 수 있으며, 오히려 이에 뒤따르는 정서나 행동을 지각하기 쉽습니다. 일차적 사고는 시간적으로는 이차적 사고의 이전에 나타나며, 분노가 유발되는 불쾌한 사건에 대한 해석이나 의미부여로, 예를 들어. “나를 우습게 본다.”, “나를 만만하게 본다.”, “나를 무시한다”등 타인의 부당하고 이기적인 행동에 대한 예민성과 친밀한 관계에서 경험하는 무시와 실망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일차적 분노사고가 미분화된 불편감이나 상대적으로 강도가 약한 분노를 일으키는데 이에 비해 그 뒤의 이차적 분노사고는 대처자원이나 대처행동에 대한 평가로 보다 분화되고 강도가 높은 분노를 일으키게 됩니다. 이차적 분노사고에는 분노 상황에서 타인을 비난하고 경멸하는 내용을 띠기도 하고, 상대에 대한 무력감을 느끼거나, 또는 이를 의식적으로 통제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개인적인 노력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고나 경험된 분노의 강도에 따라 우리는 분노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를 결정하게 됩니다. 타인을 비난하고 경멸하는 내용을 가진 사고는 종종 언어적으로나 신체적으로 표출이 되게 되며, 무력감 사고는 이러한 분노가 잠식되어 내면화되거나 수동적인 또 다른 형태로 표출되기 때문에 부정적인 사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거 나를 분노케 했던 일이나 현재 나를 화나게 하는 사건을 떠올려보며 스스로에게 “지금 나의 마음에 지나간 것이 무엇인가?” 질문해 보는 게 어떨까요. 이 질문이 우리 마음의 자동적 사고를 포착하게끔 도움을 줍니다. 자신의 역기능적인 자동적 사고를 포착하였다면 우리는 진일보 나아가 이 자동적 사고는 어디에서 발생하였으며 어떻게 구성되어왔는지 탐색해볼 수 있게 되며 또 더 나아가 이를 수정하고 더 기능적인 방식으로 행동할 수 있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서수균, & 권석만. (2005). 비합리적 신념, 자동적 사고 및 분노의 관계. Korean Journal of Clinical Psychology24(2), 327-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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