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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칼럼 6월] 환자의 가족이 된다는 것

환자의 가족이 된다는 것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송가영

 

  

  종합병원에서 근무하다 보니 신체적으로 아픈 환자들을 만나는 일이 잦다. 집안에 환자가 한 명 생기면 가족간 불화가 생기기도 쉽고, 몸이 아픈 분들은 정신건강을 지키는 것 또한 어렵다. 그래서 다른 과에 입원한 환자들이 우울이나 불안, 불면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정신과에 협진 의뢰가 나고, 이런 자문 진료가 나의 주요 업무 중에 하나다.

 

  상황은 각자 다르고 앓고 있는 병도 모두 다르지만 크게 보면 엇비슷하다. 다들 열심히 인생을 살아왔지만 언젠가 병에 걸렸고 이전처럼 직장일도, 집안일도 할 수 없다. 지난한 치료과정을 겪어내야 한다. 병원을 오가려면 가족들의 도움이 절실해지고 심할 때는 간단한 개인위생도 부탁해야 한다.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아픈 몸으로 병원비를 걱정하고 검사를 하고 싶어도 금액부터 따져야 한다.

 

  이렇게 어렵고 힘든 상황이지만 가족들의 지지기반이 어떤지에 따라 투병과정은 많이 달라진다. 어떤 환자가족들은 이 상황을 잘 견뎌가는데 어떤 환자가족들은 처음부터 삐그덕거린다.

 

  잘 이겨내는 가족들은 어떤 점이 다른 걸까 살펴보았더니 이런 공통점이 있었다.

 

  우선 가족이 지치지 않고 환자와 끝까지 함께 한다.

  그동안 못해준 것을 보상하고픈 마음에 하루 종일 붙어있는 것은 아니다. 투병은 길고 긴 과정이라 항상 체력과 시간적 여유는 그보다 부족하다. 가족들이 각자의 삶을 챙기면서 환자를 돌보는 것이 길게는 더 효과적이다.

 

  둘째로는 환자 마음을 공감한다.

대개는 환자가 가장 고통스러운 사람이고, 아무리 가족이라도 본인이 아니므로 환자의 고통은 다 알 수 없다. 그저 옆에서 지켜보고 안타까울 뿐이다. 가족이 그걸 아는 체 하고 평가하는 것만큼 속상하고 서러운 일이 없다. 어떤 해결책을 제시해주려고 하는 것보다, 그저 환자의 말을 들어주고 '그렇구나, 참 힘들겠구나'라고 알아주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마지막으로는 늘 환자를 신경 쓰고 있다는 메세지를 주는 것이다.

가족들이 환자에게 관심과 눈길을 거두지 않으면서 함께 걱정하고 슬퍼하고 기뻐하는 것. '앞으로 힘들겠지만 당신은 혼자가 아니며 내가 항상 함께 할 것이다'라는 믿음을 주는 것. 그것은 걸음마 배우는 아기가 첫 발을 뗄 때 등 뒤에 있는 엄마의 존재처럼 엄청난 힘이 된다. 이것이 병을 고칠 순 없지만, 힘든 순간을 이겨내게 해주는 방어막이 된다.

 

  가족이 역할을 잘한다고 해서 있는 병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건강하던 사람이 환자가 되어 삶과 죽음에 대해 고민할 때, 죽음보다도 더한 고통을 겪고 있을 때, 단 하나 힘이 되는 것은 가족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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