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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속에 세균이 득실거린다 - 헬리코박터 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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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요즘 신문을 보니까 위 속에도 세균이 살고 있으면서 여러 위장병을 일으킨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A: 과거에는 위산 및 소화효소로 가득 찬 사람 위에서는 세균이 살 수 없다고 굳게 믿어졌습니다. 하지만 지금으로부터 약 13년 전, 약 80년대 초에 호주의 의사 2명이 아주 우연히 사람 위속에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라는 세균을 발견하였습니다. 이 후 세계적으로 수많은 연구가 진행되었고, 그 결과 이 세균이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등을 일으킨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최근까지 좋은 위장약이 많이 개발되었지만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을 치료한 후 자주 재발하는 문제는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십이지장궤양이나 위궤양은 하나의 만성병으로서 치료할 당시에는 잘 낫는 것 같지만 얼마 안가서 재발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 병으로 인한 고통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잘 모르실 것입니다. 십이지장 궤양을 한ㅂ 너 앎은 경우 1년 내에 80%가 재발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세균을 항생제로 치료하는 경우 궤양의 재발률이 10% 미만으로 뚝 떨어진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즉 이 세군이 궤양을 재발시키는 데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하겠습니다. 한편 이 세균과 위암이 연관되어 있다는 연구가 있으나 아직까지 확립된 것은 아닙니다. 위염은 이 세균과 아주 밀접한 연관을 보이지만 이 세균을 치료한다고 해서 증상이 좋아진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현재까지 이 세균을 치료해야 하는 경우는 위궤양, 십이지장 궤양 뿐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러면 우리들 중에 이 세균이 얼마나 퍼져 있을까요? 서구 선진국은 10명에 3-5명 정도가 이 세균을 갖고 있는데 비해, 우리나라 성인들은 10명 중 8명에서 이 세균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와 같이 많은 사람들이 이 세균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세균을 갖고 있다고 해서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하나의 ‘병’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위궤양, 십이지장 궤양이 있는 분들은 의사의 처방에 따라 이 세균을 박멸하는 치료를 받으시는 것이 이 질환의 재발 방지에 아주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이 세군을 진단하는 방법으로 일반적인 것은 위내시경을 시행하는 것입니다. 위내시경을 시행한 후 요소분해효소법, 조직염색법, 배양법 등의 방법을 이용하여 진단을 내리게 됩니다. 피검사로 이 군을 진단하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아직 일상화되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치료제로는 3가지 약을 같이 복용하는 삼제병용요법이 제일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약의 종류가 많고 복용횟수도 많아 어려운 점이 있지만 1-2주 만 잘 참아낸다면 자신을 아주 오랫동안 괴롭히던 궤양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잘 드셔야 합니다. 이 약을 복용하는 기간에는 절대 술을 복용하면 안 됩니다. 최근에는 2가지 약물을 복용하는 치료법이 쓰이고 있으나 효과 면에서 삼제요법보다는 약간 떨어집니다. 하지만 삼제요법의 부작용을 견디어 내지 못하는 사람에겐 2가지 약물에 의한 치료가 바람직하다고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