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서 발생한 H5N8형 조류인플루엔자 (avian influenza; AI)는 전 세계적으로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킨 사례가 없으며, 과거에 외국에서 발생하여 인체 감염례 및 사망례를 보였던 고병원성 AI인 A/H5N1 및 A/H7N9 형과는 다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이다. 또한, 국내에서는 2003년 이후 4차례 발생했던 A/H5N1형 AI 유행에서도 인체감염 사례는 없었으며, 2013년 중국에서 발생한 H7N9 역시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인체감염으로 발현된 예는 없다.

       최근 수년간의 계절 인플루엔자의 유행은, A형 인플루엔자가 먼저 유행을 하고 이후 B형의 유행이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인 양상이었으나, 이번 인플루엔자 시즌에는 특징적으로 B형이 먼저 출현하여 A형 및 B형이 동시에 유행하고 있으며, A형 중 2010-2011절기 동안 크게 유행했던 A(H1N1)pdm09 바이러스(당시 신종플루로 불렸음) 및 A/H3N2도 동시에 유행하고 있다. 따라서 각 혈청형의 인플루엔자 감염증을 동시에 또는 시간차를 두고 경험하는 환자들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인플루엔자 감염증시 대부분의 경우 기침, 인후통, 콧물, 두통, 근육통 및 발열 등의 전형적인 인플루엔자의사증상을 보이지만, 어린 소아의 경우에는 복통 및 구토 등의 소화기 증상 또는 심한 근육염 등으로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인플루엔자의 진단은 특징적인 임상 증상이 있을 경우 의심할 수 있으며, 특히 가족내 확진된 인플루엔자 환자가 있을 경우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으므로 주변에 비슷한 증상을 가진 환자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료기관에 따라 신속항원검사, 중합효소 연쇄반응(polymerasechain reaction, PCR)검사 및 바이러스 배양 등의 검사법을 통하여 바이러스 확진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가 발표된 이후나 검사상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된 경우, 고위험군 환자(9세 이하의 소아, 임산부, 65세 이상, 면역저하자, 대사장애, 심장병, 폐질환, 신장 기능 장애 등)에게는 항바이러스제(Osetalmivir; Tamiflu?)에 대해 요양 급여가 인정된다. 현재 유행하는 3가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모두 Osetalmivir 감수성을 보이고 있으므로, 적절한 항바이러스제 치료가 합병증 발생의 예방 및 질병 경과 회복에 도움이 된다.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후 항체가 형성되는데 약 2주 정도의 기간이 걸리며, 개인별로 차이가 있지만 통상 6개월 가량(3∼12개월) 면역효과가 지속된다고 알려져 있다. 매년 인플루엔자 시즌에 유행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주가 바뀌게 되므로, 매년 인플루엔자 접종을 추천한다.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후 예방효과는 일반적으로 70% 전후로 알려져 있으나, 어린 영아나 면역력이 저하된 경우에는 백신 접종 후에도 효과가 좋지 않을 수 있으므로, 인플루엔자 유행 시기에는 단체활동을 피하고, 손위생 및 호흡기 에티켓 준수가 중요하겠다.

소아청소년병원 소아감염과 교수 이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