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김모(32)씨는 4개월 된 딸아이의 뒷머리가 태어날 때부터 약간 납작하다고 느꼈지만 신생아라서 그렇겠지 생각했고, 집안 어른들도 "갓난아이의 머리모양은 금방 변하니까 걱정하지 마라"라는 안심하고 지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머리의 모양은 좋아지지 않고 잘 때도 한쪽으로 머리가 비스듬히 돌아가면서 항상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것이었다. 그래서 다니던 소아과 선생님의 소개로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병원 신경외과를 찾게 되었고, '머리뼈가 붙는 병'이 있다는 말에 깜짝 놀라게 되었다.

머리뼈는 어떻게 자라는가?

영유아기 즉, 출생 후 1~2세까지 어린 아이들의 머리뼈(두개골)는 4개의 큰 뼈조각으로 나누어지고, 뼈조각 사이에는 '봉합'이라는 틈이 있어서 뇌가 성장함에 따라서 틈이 벌어지면서 뇌와 머리뼈는 같이 자라게 된다. 그러나 태어날 때부터 머리뼈가 너무 일찍 붙어버리는 질환을 '두개골 조기 유합증' 또는 '머리뼈 붙음증'이라고 한다. 만약 머리뼈가 너무 빨리 붙어버리고 틈이 없어지면 그 곳의 뼈 성장이 안되어 납작하게 변형된다. 붙어버린 머리뼈 봉합의 위치에 따라서 납작머리(단두), 짱구머리(장두), 비뚤머리(사두) 등의 다양한 모양이 나타난다.

머리뼈의 모양은 인종에 따른 차이가 있어서 한국인은 앞뒤머리의 길이가 서양인에 비하여 다소 짧고, 뒷통수가 납작하게 생각 납작머리형에 해당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신생아를 재울 때 자세를 바로 눕히도록 추천하면서 뒷통수가 납작한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 원래 신생아를 바로 눕혀서 키우는 전통이 있어서 그런지 납작머리가 드물지도 않고 병으로 생각하지도 않는 경향이 있지만 특히 한쪽 뒷머리만 납작해지는 비대칭의 머리뼈는 부모들도 이상하게 생각하여 병원에 데리고 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는 '자세성 비뚤머리(사두증)'에 해당한다.

자세성 비뚤 머리

아이가 누운 자세에 따라서 머리뼈가 변형된 경우로서 생후 1~3개월 사이에 주로 발견되는데 부모가 빨리 발견하여 아이가 자는 자세를 옆으로 혹은 엎드린 자세로 바꾸어 주거나, 바로 누울 경우에도 도넛 모양의 베개를 사용하면 교정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생후 3개월이 경과하면 아이들이 머리를 스스로 움직이기 때문에 눕는 자세만으로 교정하기가 쉽지 않다.

최근에는 자세성 비뚤머리에 '헬멧치료'라는 비수술적 치료방법이 자주 사용되고 있다. 이 방법은 아이의 비뚤어진 머리뼈를 대칭이 되도록 해주는 개인 맞춤형 교정모자를 레이저측정기를 이용하여 제작하여, 하루 18시간 이상 계속 착용하여 머리의 모양을 바꾸어주는 최신 치료방법이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병원 신경외과와 성형외과에서 수년 전부터 도입하여 치료 중인데 부모들의 치료 만족도가 높아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두개골 조기유합증(머리뼈 붙음증)

머리뼈의 봉합이 일찍 붙는 병의 경우에는 단순 헬멧치료로는 교정이 안되므로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은 붙어버린 머리뼈 부위를 제거하여 머리뼈가 다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주고, 이미 많이 변형된 머리뼈 모양을 복원시켜주는 수술도 동시에 실시한다. 최근에는 기존 수술법의 오랜 수술시간과 출혈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 시킨 내시경수술이 등장하였다. 머리벼 내시경수술은 기존 수술에 비하여 매우 작은 피부를 절개한 후 내시경을 넣고 머리뼈를 절개하고 수술 후에는 약 4~6개월간 헬멧을 쓰면서 치료하는 방법으로 본 병원에서도 수 년 전부터 내시경 수술방법을 도입하여 현재 우수한 치료결과와 좋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복합적으로 머리뼈가 붙은 경우에도 기존 수술법 대신 머리뼈를 제거하지 않고 가는 골절선을 만든 후 뼈의 틈으로 신연기를 끼워서 하루 1mm 씩 머리뼈를 벌려주는 최신 치료방법을 사용하여 수술시간을 줄이고 획기적으로 좋은 치료효과를 보였다. 이러한 우수한 치료결과는 최근 미국 성형외과학회지에도 소개되어 세계적으로도 인정을 받았다.

글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병원 신경외과  나 영 신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