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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칼럼 2월] 라곰(lagom)

라곰(lagom)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심리수련생 권예진

 

  평창 올림픽의 막바지입니다. 각국의 선수들이 앞다투어 자신의 기량을 뽐내고, 우리 선수의 금메달이 확정되면 “잘했다”며 모두가 엄지를 치켜들어 환호를 보냅니다. 그런데 1위 자리를 다른 이에게 내어주었을 때에는 ‘더 잘할 수 있었는데’하는 아쉬움이 불쑥 고개를 내밀며, 칭찬에도 단서가 붙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잘했어.

 

  소아, 청소년 환자들과 학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40점 받은 아이도, 70점 받은 아이도, 90점 받은 아이도 똑같이 "공부를 잘하는 건 아니에요"라며 고민을 토로하곤 합니다. 심지어는 몇 년 치의 선행학습을 한다는 아이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수학 문제를 푸는 학원 친구들을 보며 자신은 잘 하는 편이 아니라고 합니다. 더 잘하고 싶다, 잘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어른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금보다 더 넓은 집, 나보다 더 잘나가는 사람, 우리 회사보다 물건을 더 많이 파는 회사를 목표로 삼고 더 높이, 더 많이, 더 빨리를 외치기 바쁩니다. 비교급을 빼버린 우리의 언어는 참으로 나태해 보이고, “최고”가 아닌 우리의 일상은 너무나 초라해 보입니다. 무난하고 평범한 것은 간이 덜 된 음식처럼 끌리지 않습니다. 영 만족스럽지가 않습니다.

 

  이쯤 되면, 우리의 초점은 “만족”보다 “1등”을 향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런데 살면서 1등, 100점, 금메달, 최고기록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혹여나 최고가 되지 못할 때마다 우리의 삶을 애써 해명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그러다 “그래도” 잘했다 해명조차 안 될 때면, 나 자신에게 크게 실망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요.

 

  “라곰(lagom)”은 ‘딱 좋다’ 또는 ‘적당하다’를 의미하는 스웨덴 말입니다. 순위를 매기고 비교하며 질주하는 모습이 익숙한 우리에게는 어딘지 조금 심심하고 미완성된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대신에 “라곰”은 넘치지 않더라도 충분한, 소박하면서도 만족스러운 것입니다. 숨차거나 긴박하지 않은, 그러면서도 나태하거나 초라하지 않은 평범함입니다. “라곰”한 일상들이 하루 하루 쌓이다 보면 그 끝에 1등이라는 이변이 없더라도, 더 잘하지 못했더라도 크게 좌절할 이유할 이유가 없습니다. 나에게 적당한 하루를 보내면서 이미 안정감, 만족스러움을 경험했기 때문이죠.

 

  흔히들 올림픽을 전 세계인의 축제라고 합니다. 메달에서 조금만 시선을 돌려보면, 각종 스포츠의 매력, 반전의 묘미, 선수들의 열정 등 즐길거리가 참 많습니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직장과 학교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 말고도 재미난 일들이 가득합니다. 오늘 하루 “라곰”하게 보내는 것은 어떨까요?

 

* 참고도서: 리니아 듄, <라곰 스웨덴 사람들의 균형 있는 삶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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