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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칼럼 1월] 걱정이 너무 많은 게 걱정이에요

걱정이 너무 많은 게 걱정이에요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심리수련생 민정향

 

   “걱정이 너무 많은 게 걱정이에요”, “뭐 때문에 불안한지는 잘 모르겠는데 그냥 제가 불안하다는 것 자체가 불안한 것 같아요”, “제 자신이 우울하다는 사실이 절 우울하게 만들어요”, “처음에는 미래에 대한 여러 가지 걱정들 때문에 잠이 안 와서 힘들었는데, 요새는 잠을 자지 못할까 봐 그게 걱정이 되더라고요”

 

  상담실 문을 열고 찾아온 내담자들의 고민을 듣다 보면, 그들이 껴안고 있는 괴로움이 때로는 깊이를 재기 어려운 뿌연 안개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자신을 괴롭히던 각각의 내용들이 증발된 채, 어느새 ‘걱정, 불안, 우울 그 자체’라는 거대한 덩어리로 남아 그 존재만으로 고통 받고 있는 경우를 흔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Barlow라는 학자는 ‘불안과 같은 정서 자체는 병리적이지 않다’고 설명합니다. 불안은 불쾌하게 느껴지지만 위협적인 상황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고 궁극적으로는 생존에 유리하도록 경계태세를 준비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우울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정확하고 편향되지 않은 지각을 한다는 ‘우울증적 현실주의(depressive realism)’라는 개념에서 알 수 있듯, 우울은 스스로에게 씌워진 낙관적인 환상과 과장된 통제감으로부터 한 발짝 벗어나 상황을 보다 현실에 가깝게 지각, 판단하도록 돕는 기능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순기능은 잊혀진 채 불안이나 우울이라는 정서 그 자체가 고통으로 다가오는 시점이 바로 병리의 출발인 것 같습니다. 즉 불안, 우울과 같은 감정들을 통제, 회피 혹은 제거해야 하는 대상으로 바라보며, (통제할 수 없는) 감정을 통제하려는 부단한 시도가 오히려 정상적이고 기능적일 수 있는 정서의 장애화를 유발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일차증상인 심리적 불편감과 고통을 통제, 회피하려는 노력이 역설적이게도 더 심각한 이차적 문제(걱정에 대한 걱정, 공포에 대한 공포), 실체가 뭉뚱그려진 모호한 존재를 만들어 정작 내 눈 앞에 놓여져 있던 본질을 놓치게 만드는 셈입니다.

 

  이에 수용전념치료(ACT; Acceptance & Commitment Therapy)에서는 불안과 고통을 극복, 감소시키는 과정을 제시하는 대신 ‘불안을 비롯한 경험을 통제, 회피하려는 태도’에 초점을 두고 정서적 고통을 감내하는 과정을 격려합니다. 궁극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 불가능한 것을 변별하고, 바꿀 수 있는 문제는 추구하는 가치와 부합하도록 만드는 노력을 실천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바꿀 수 없는 문제는 겸허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는 (1) Accept thoughts & feelings; 불안, 고통과 같은 원치 않는 생각과 감정을 바꾸거나 제거하려 애쓰지 않고 기꺼이 수용하며, (2) Choose direction; 삶에서 무엇이 진정으로 중요한지, 증상 제거의 목표 이면에 가려져 있던 삶의 ‘가치’를 발견하고, (3) Take actions; 가치 있는 삶을 실현하기 위한 행동에 전념하는 것으로 이루어집니다. 결과적으로 고통 없는 삶에 집착하며 ‘존재의 고통’에 투자하느라 간과한 ‘부재의 고통’에 함몰되지 않고, 가치를 추구하는 삶 속에서 고통까지 끌어안으며 그 모든 경험이 나 자신의 한 부분임을 받아들이는 자세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혹시 여러분도 (통제할 수 없는) 불안, 우울과 같은 고통을 삶에서 온전히 밀어내고 싶은 소망에서 시작된, 실체가 뿌연 안개를 바라보고 계시진 않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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