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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칼럼 11월] 환자 역할이 무엇인가요?

‘환자 역할’이 무엇인가요?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김창남

 

 

  50대 여자환자 H씨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어깨 통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여러 병원, 다양한 과에서 진료를 받고 검사까지 받았지만 모두 이유를 알 수 없다는 말을 하면서 정신과 진료를 권유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정신과 진료를 받게 되었으나 통증은 입원해서 일정 기간이 지나면 좋아지고, 퇴원하면 악화되기를 반복했습니다. 진통제나 다른 약물치료를 바꾸어보았으나 소용이 없었습니다. 입퇴원을 반복하면서 입원치료의 기간은 점점 길어지게 되었고, 치료를 해도 좋아지지 않는 통증 때문에 H씨는 점점 무기력한 기분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입원하고 있는 동안에도 퇴원하면 통증이 악화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제 3자의 입장에서 관찰해보면, 입원치료를 하는 동안 H씨를 대하는 가족들의 태도는 집에서와 퍽 다른 편입니다. 평소 일로 바쁜 H씨의 남편은 H씨가 입원치료를 하는 동안 모든 것을 H씨를 중심으로 맞추어줍니다. 돕지 않던 가사일도 도와주고, 둘째 딸의 등교와 양육에도 관심을 보입니다. 회사 때문에 집에서 독립해서 혼자 거주하는 큰아들도 H씨가 입원하면 매일 저녁 퇴근 이후에 병문안을 오고, H씨가 퇴원하면 가족여행을 가자고 제안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입원치료가 끝나면 상황은 전혀 달라집니다. H씨가 나아져서 퇴원했다고 생각하는 가족들은 일상으로 돌아가고, H씨 역시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통증으로 힘들어하는 H씨를 배려해서 집안일을 돕는 가사도우미를 고용하고 H씨는 가사에서 해방되었지만, 통증은 다시 악화됩니다. 통증이 악화되어 H씨는 다시 일상생활이 어려워지고, 결국 다시 입원치료를 하게 됩니다. 퇴원 후 집에서 편히 쉬었는데, 통증이 왜 악화되었는지 H씨 자신도 잘 모르겠습니다.

 

  ‘환자 역할’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환자는 병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어렵고, 그로 인해 사회적 책임을 면제받을 수 있는 대상으로 여겨집니다. 또한 주위의 도움과 관심이 필요한 존재이기도 합니다. ‘환자 역할’은 이러한 환자의 특성을 나타내는 것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것은 무의식적으로 나타나며, 환자의 통증은 실제로 존재하기 때문에 꾀병과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환자 역할’을 하는 경우에는 무의식 중에 이러한 환자 역할에 익숙해지고, 대개의 경우 입퇴원을 반복하게 됩니다. 입퇴원을 반복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일상생활에 적응하는 것이 점차 어려워지며 나중에는 치료해도 잘 낫지 않는 증상 때문에 이차적인 우울감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환자 자신도 증상이 낫기를 원하기 때문에 ‘환자 역할’이라는 것도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대부분 약물치료로 큰 호전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환자 역할’이 나타나게 된 원인에 대한 자세한 탐색과 장기간의 꾸준한 상담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너무 편하게 지내서 그렇다, 정신력으로 이겨내라’는 말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반복적인 입원치료 역시 ‘환자 역할’을 강화하고, 일상생활의 적응을 더욱 어렵게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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