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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칼럼 10월] 전기경련치료(Electroconvulsive treatment, ECT)의 역사

전기경련치료(Electroconvulsive treatment, ECT)의 역사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조영탁

 

  전기경련치료란 쉽게 말해 환자의 머리에 부착된 전극을 통해 전기를 흘려주어 인위적인 경련을 유발하는 치료법을 말합니다. 이는 비약물적 치료들 중 가장 역사가 깊고 그 효과가 잘 알려져 있는 치료 방법으로, 현대에 이르러 전기경련치료는 약물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임신과 같은 약물치료가 불가능한 상황의 심한 우울증, 난치성 정신분열증, 긴장형 정신분열증이나 강박증 환자 등 정신과의 몇몇 영역에서 치료에 이용되고 있습니다.

 

  전기경련치료의 역사는 1세기 가량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20세기 초, 정신과 영역의 주요 약물이 개발되기 이전, 정신질환은 뇌의 생물학적인 이상이며 이를 치료해야 한다고 믿는 학자들에게는 환자들에게 적용할 만한 뚜렷한 치료법이 마땅치 않았습니다.

이 무렵 다양한 생물학적 치료법이 시도되었는데, 비엔나 대학의 율리우스 바그너폰야우레크가 정신과 환자에게 의도적으로 말라리아 병균을 주입했던 실험적 치료가 대표적입니다. 히포크라테스 이후로 오랫동안, 정신병 환자들이 열이 나면 병이 치료되거나 혹은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알려져 왔고, 따라서 바그너폰야우레크 박사는 환자를 발열성 질병에 감염시켜 만성 정신병 환자를 치료하고자 하였습니다. 그 결과 몇몇 환자의 증상이 획기적으로 개선이 되었고, 그 공을 인정받아 그는 1927년 노벨상을 수상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런 치료법은 위험한 면이 있어서 곧 사라졌습니다. 그럼에도 새로운 생물학적 치료법을 찾으려는 시도는 계속되었고, 1934년 헝가리의 러디슐러시 J. 메두너는 간질과 정신분열병의 상관관계에 주목하여 간질이 정신병 증상을 좋아지게 할 것이라 가정하고, 약물을 이용하여 인위적인 간질을 유도하는 치료를 시행하였습니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이탈리아의 유고 첼레티와 루치오 비니는 약물 대신 환자에게 직접 전기자극을 주어 간질을 유발하는 방법을 소개하였습니다. 간질과 우울증을 함께 앓던 환자들이 잦은 발작을 겪은 뒤 우울증 증상이 사라지는 것을 관찰한 것입니다. 간질 발작은 뇌의 전기적 이상에 의한 뇌세포의 과흥분 때문이기에, 이들은 우울증 혹은 정신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전기 자극으로 인위적인 경련을 유발하면 증상이 좋아질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이러한 생각은 이들이 실제로 경찰이 로마 기차역에서 데려온 횡설수설하며 소리를 지르는 신원미상의 환자에게 전기자극을 주어 대발작 경련을 일으키는 치료를 반복 시행하여 증상을 호전시킴으로써 증명되었고, 극적인 증상의 호전을 목격한 이들은 이후로도 이러한 치료법을 적극적으로 시도해보게 되었습니다.

 

  첼레티와 비니는 이 성과로 노벨상 후보에 오르기도 하였고, 이내 전기경련치료는 전 세계의 많은 병원에서 받아들여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일제 강점 시기에, 당시로선 첨단인 전기경련치료가 세브란스병원과 경성제국대학 의학부 부속병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치료법은 교과서에도 치료의 한 종류로 실리기 시작했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과 유럽에서 입원이 필요한 우울증의 표준 치료법 중 하나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광범위하게 사용되던 전기경련치료는 1960년대 이후 정신과 영역에 효과적인 약물들이 도입되기 시작하면서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또한, 이 무렵 켄 케이시의 영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와 같은 대중매체에서 전기경련치료에 대한 부정적인 메시지를 제시하고, 정신질환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믿음에 바탕을 둔 ‘반 정신과 운동’을 주장하는 학자들이 전기경련치료를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등의 사회문화적 영향과 맞물려 전기경련치료는 한때 사장되기 직전의 위기에까지 몰리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미국정신의학회를 비롯하여 정신과 의사들이 전기경련치료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며 학술적이고 객관적인 증거를 찾아감으로써 조금씩 개선되었고, 1980년대부터 전기경련치료는 다시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치료의 시행 과정에 있어서도 환자들의 불편감을 감소시키고 부작용을 줄이는 변화들이 시도되었습니다.

초창기의 전기경련치료는 깨어있는 환자에게 바로 전기충격을 가하는 방식이었으나, 이는 환자에게 공포와 불안을 줄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전신경련으로 인해 심한 근육통이나 골절이 발생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대적인 전기경련치료에서는 수술장 회복실과 같이 안전한 처치가 가능한 곳에서 단기간 마취제로 수면을 유도한 후, 근육이완을 하여 몸의 일부에서만 경련이 일어난 것을 확인하게 하는 수정된 방법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현대적인 전기경련치료의 부작용으로는 근육통, 두통, 오심 등이 가장 흔하게 나타날 수 있으나 대개 자연히 소실됩니다. 뇌에 직접 전기충격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기억력 상실과 같은 부작용을 피할 수는 없으나, 대부분의 경우에 심각한 인지기능의 손상은 나타나지 않으며, 단기적으로 발생하는 일시적 기억상실은 대부분 바로 회복이 되고, 아주 일부에서는 꽤 오래 지속되나 거의 모두가 6개월 안에 회복됩니다. 실제로 현대적인 전기경련치료에서 치명적인 부작용은 매우 드물어서, 사망률의 경우 전신마취나 출산보다도 낮은 환자당 0.01퍼센트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름에서 느껴지는 거부감과 달리 전기경련치료는 정신과 영역에서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법 중 하나로, 최근 정신약물학의 비약적 발전으로 전기경련치료의 사용 빈도가 많이 줄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소수의 환자에게는 꼭 필요한 치료 방법입니다.

전기경련치료에 대하여 더 자세히 알고 싶거나, 치료를 원하는 경우 담당 의사와 상의하여 환자 개개인에게 맞는 최적의 치료법을 찾을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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