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아름다움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송가영 

요즈음 우리 사회는 외모에 대한 관심이 과도합니다. 인터넷 상에는 연예인들 외모에 대한 찬양 일색인 기사가 넘쳐나고, 지하철만 타도 성형 광고가 요란하게 붙어있습니다. 포털 사이트 메인은 뷰티블로거들의 화장법, 각종 미용시술의 후기, 코디 요령 등에 대한 얘기가 줄을 잇습니다. 고등학교 졸업기념으로 미용성형수술을 받고, 취업이나 연애 등을 대비하기 위해 외모를 손보는 일이 놀랍지 않은 일이 되었으니, 과연 ‘외모지상주의’ 사회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매스컴은 대중에게 획일화된 미적 기준을 강요하다시피 하고, 어느 순간 대중들은 그 기준에 맞추어 자신을 주변과 비교하고 평가합니다. 모든 사람이 아니라 ‘예쁜 사람’이 대접 받는 사회. 이러한 사회에서 있는 그대로 자신을 사랑하기란 얼마나 힘든 일 인지요. 모든 관심이 외면에 쏠린 나머지 내면은 소외되어 스스로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조차 잃는 것은 아닌지,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외모에 대한 집착이 너무 강하면 병적인 수준이 되기도 합니다. 이 경우에 외적인 단점(흔히 말하는 콤플렉스)에 대해 단순한 걱정하는 정도를 넘어서서 지나치게 몰두하고 집착하며, 외모와 관련된 행동이나 생각을 반복하고 종국에 사회생활을 하는 데에도 문제가 생길 정도가 됩니다. 이를 ‘신체이형화장애’ 라고 부릅니다. 문화권에 따라 다르나 미국의 경우 100명중 2~3명 정도가 이 병을 앓고 있으며, 실제 피부과, 성형외과 등에서는 10%를 훌쩍 넘기도 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외모에 대한 불만과 집착뿐 아니라,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고 때로는 자살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 병의 원인이 사회풍조에만 있는 것은 아니며 유전, 개인의 생물학적 특성 및 성장과정 등이 관여합니다. 하지만 ‘외모지상주의’인 한국 사회가 이에 일조하는 것은 분명하고도 무서운 일입니다. 사회가 규정하는 미적 기준이 아닌 각자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할 때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