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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칼럼 10월] 음식을 잘 먹지 않는 아이

음식을 잘 먹지 않는 아이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촉탁임상전임강사 박기정

 

 

“올해 4살인 재희는 식사시간마다 엄마와 전쟁을 합니다. 재희는 밥을 스스로 떠먹지도 않고, 떠먹여줘도 뱉어내기 일쑤입니다. 엄마가 쫓아다니면서 밥을 떠먹여줘도 식사시간은 1시간을 훌쩍 넘길 때가 많습니다. 한입이라도 더 먹이려는 엄마와 먹지 않으려는 재희 사이에 줄다리기가 이어지다 보면, 엄마도 화가 나서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게 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경우지요? 별다른 신체장애나 정신장애가 없는데도, 입이 유독 짧고 편식이 심해 부모 속을 태우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성장과 발달에도 문제가 생길 것만 같아 고민이 많아지지요. 그래서 어떤 부모는 아이가 울거나 화를 낼 때에도 일단 먹이기부터 하고, 이미 배가 부른데도 주의를 딴 곳으로 돌리고 몰래 음식을 입 속에 집어넣기도 합니다. 혹은 먹이기 위해서 아이의 비위를 맞춰주거나, 장난감 등으로 꾀이고 협상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들은 악순환을 되풀이하면서 점점 더 부모-자녀 관계의 갈등을 악화시키고, 아이가 더욱 음식을 거부하게 만듭니다.

 

이러한 친구들을 어떻게 도와주는 것이 좋을까요? 식이문제가 심하지 않은 아이들은 아래의 행동규칙을 꾸준히 지키는 것만으로도 상당부분 좋아질 수 있습니다. 아래 행동규칙의 목적은 먹는 행위가 괴롭고 부담스러운 것만이 아님을 아이에게 인식시켜주고, 설사 잘 먹지 않더라도 부모-자녀관계에 끼치는 영향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함입니다.

 

<잘 먹지 않는 아이들을 위한 식사규칙>

  • 3-4시간 간격으로 식사와 간식시간을 계획하고, 규칙적인 식사와 간식시간 외에는 우유나 과자 등을 주지 않는다.
  • 손으로 잡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이나 영아가 사용할 숟가락을 따로 주어, 스스로 먹는 것을 격려한다.
  • 식사시간을 30분으로 제한한다.
  • 아이가 스스로 먹는 것을 칭찬하고, 적게 먹거나 전혀 먹지 않았다고 해도 실망과 좌절의 표현을 하지 않도록 한다.
  • 식사 동안에 장난감이나 스마트폰/텔레비전으로 주의를 분산시키지 않는다.
  • 디저트나 사탕을 보상으로 주지 말고 규칙적인 식사에 포함시킨다.
  •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서는 Time-Out을 한다.

 

위와 같은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했는데도 ① 정상적인 체중증가나 성장의 지연, ② 영양결핍, ③ 위장관 식이나 경구용 영양보충제 사용, ④ 정신사회적 기능의 현저한 저해 중 한 가지 이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회피성/제한성 음식섭취 장애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이니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와의 면담이 이루어져야겠지요. 회피성/제한성 음식섭취 장애의 경우에는 아이의 기질적 특성을 파악하여 주양육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주양육자와 아이 사이의 갈등을 완화시키고 안정된 애착관계를 증진하도록 돕습니다. 또한 음식에 대한 불안이나 두려움이 있는 경우에는 음식에 대한 단계적 노출을 포함한 행동치료가 도움이 되기도 하며, 동반된 정서적 문제가 있다면 그것을 치료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한창 자랄 나이인 어린 아이가 잘 먹지 않는 것만큼 부모를 불안하게 만드는 것도 없지요. 하지만 그런 불안이 너무 커서 나도 모르게 아이가 먹는 것을 더 싫어하게끔 만들고 있는 건 아닌지 한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혼자서 해결하기 힘들 때에는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전문가의 조언을 들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아이뿐만 아니라 부모도 힘들 땐 도움과 지지가 필요한 ‘사람’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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