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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칼럼 : 1월] 매달 잊지 않고 찾아오는 그 분 - 월경전불쾌장애

매달 잊지 않고 찾아오는 그 분 - 월경전불쾌장애

월경전증후군

두 아이의 엄마인 35세 나주기씨는 지난 며칠을 전쟁같이 보냈습니다. 어제 아침에도 아이들과 한바탕 실랑이를 했을 뿐 아니라 남편과도 다투고 말았습니다. 6살인 첫째가 유치원에 가야 하는 시간이 지났는데도 만화를 보겠다고 우기는 바람에 화가 나던 차에, 4살짜리 둘째가 장난을 치다가 물컵을 깨뜨린 것입니다. 평소 같았으면 차분하게 타일렀을 그녀인데, 어제는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지고 화가 났습니다. 놀란 아이가 울기 시작했는데 그 소리에 점점 더 짜증이 났습니다. 전날 야근으로 늦잠을 자던 남편도 일어나 서럽게 울고 있는 아이를 달래보지만 좀처럼 울음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순간 주기씨는 평소에 육아를 자신이 도맡아 한 것이 억울한 생각이 들었고, 아이 하나 제대로 달래지 못하고 있는 남편이 미워 버럭 화를 냈습니다. 주기씨는 이렇게 지난 며칠간 컨디션도 안좋고 예민하고 감정기복도 심하다 싶더니, 오늘 아침에 결국 생리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생각해보니 그 동안 왜 그렇게까지 화를 냈었나 후회되는 일들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갑자기 남편에게도, 아이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들어 괴로워졌습니다.

 

나주기씨와 비슷한 경험을 해본 여성분이 많을 것입니다. 여성의 70-80%는 월경 주기 후반기인 황체기에 반복적으로 피로와 유방압통, 복부팽만감, 두통, 사지부종, 체중증가, 근육 및 관절통 등의 신체 증상과 수면 및 식욕의 변화, 짜증과 화, 우울감, 불안, 집중력저하, 과민반응 등의 정신 증상을 포함하는 월경전증후군(Premenstrual Syndrome, PMS)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증상의 심각도는 개인차가 있으며, 약 20-40%에서는 증상이 심하여 일상 생활에 지장이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시기에 심한 우울감, 신경과민, 긴장감 등을 나타내는 심각한 월경전증후군은 월경전불쾌장애(Premenstrual Dysphoric Disorder, PMDD)라고 합니다. 그 원인은 명확하지 않으나 여성의 성호르몬이 뇌 안의 세로토닌 등 모노아민의 활성에 영향을 끼쳐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진단을 위한 특화된 이학적 검사는 없지만, 최소 2-3개월 동안의 증상과 월경주기를 관찰하고 기록하여 확인해야 합니다. 증상은 적어도 3주기 동안 월경 시작 전 5일 이내 증상이 나타나고 월경 시작 후 4일 이내에 증상이 소실되며, 증상으로 인한 고통이 심각하여 이로 인해 정상활동 중 일부가 방해된다면 진단할 수 있습니다. 월경전불쾌장애는 증상이 지속적이지 않고 월경이 시작되면 호전되기 때문에 치료를 받지 않고 있는 분들이 많지만, 심한 경우에는 나주기씨와 같이 대인관계의 문제나 삶의 질 저하가 심각할 수 있는 치료가 필요한 하나의 질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증상 조절에 도움이 되는 방법들로 진통제, 규칙적인 운동 및 식이, 스트레스 관리 등이 언급되나 월경전불쾌장애에 가장 효과적인 것은 항우울제 치료입니다.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s, SSRI) 계열의 항우울제는 부작용이 거의 없으며 장기간 복용해도 비교적 안전하며 증상 조절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켜줄 수 있으니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전문가와 상담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임상강사 윤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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