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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칼럼 : 12월] 야경증에 대해

야경증에 대해

 

야경증에 대해

 

현대 사회에서 잠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높아져 갑니다. 이는 비단 어른만의 문제는 아니어서 우리 아이들의 잠에 대한 관심도 점차로 늘어가고 있습니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아동의 심리적/신체적 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다들 알고 계실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아이가 잠을 잘 자지 못하거나, 자다가 일어나서 소리를 지르며 잠을 자주 깨거나 할 때 많은 부모님들이 걱정을 하십니다. 특히나 아이들이 밤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성장에 지장이 생긴다는 오해 때문에 더 그런 것 같습니다.

 

밤에 자다가 일어나서 소리를 지르며 잠을 자주 깨는 현상은 야경증의 흔한 증상입니다. 주로 아동이 깊은 잠에 들어있는 상태에서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말 그대로 아동은 잠을 자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몸을 일으켜서 심하게 몸부림을 치고 소리를 지르며 울다 보니 부모님들이 놀라서 걱정을 하십니다. 아동을 흔들어 깨워보기도 하고 달래보기도 하고 안아줘 보기도 하지만, 아이는 쉽사리 울음을 그치지 않고 계속 소리를 지르며 웁니다. 그리고 흔들어 깨워보면 정신을 못 차리는 것 같고 주변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비유하자면, 어른들이 깊은 잠에 빠져 있을 때 누가 갑자기 흔들어 깨우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엉뚱한 말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즉 아이는 깊은 잠을 자고 있는 상태일 뿐이며, 단지 잠꼬대를 심하게 하는 것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러한 증상은 대부분 사춘기 이후로는 없어집니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안정제를 사용해 볼 수도 있지만, 어린 아이에게 안정제를 사용하는 것이 맘이 편하지만은 않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아이의 증상을 바라보는 부모님의 마음이 아닌가 합니다. 아이에게 혹시 심각한 병이 있는 것은 아닌지,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기지나 않을지, 나중에 키가 잘 안 크지는 않을지 등등, 부모로서 가질 수 있는 걱정들이 증상을 바라보는 마음을 더 다급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특히 아이게 한밤 중에 소리를 지르며 울어서 부모님도 지치고, 혹여 이웃들로부터 밤에 시끄럽다는 말을 듣게 될까 싶어서 더 억지로 깨우고 달래고 하게 되지요. 그리고, 아버님들이 낮에 일을 하고 밤에 쉬어야 하기 때문에 아이가 울면 짜증을 내시거나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에도 증상을 바라보는 어머님의 마음을 더 조급하게 만듭니다.

 

야경증은 정상아동에게서 흔히 관찰할 수 있는 증상입니다. 물론 유독 더 심한 아이들도 있습니다만, 대부분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나아집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거나, 혹은 향후 정신적인 문제를 일으키거나 하지도 않습니다. 아 참. 아이가 야경증이 있다고 해서 성장이 잘 안 되거나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주 약간의 영향을 미칠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크게 볼 때에는 아이의 키 성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따라서 조금 편안한 마음으로 증상을 바라보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소아수면장애 전문가와 상의를 해 보시는 것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소아수면장애 클리닉 / 정신건강의학과 정석훈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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