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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칼럼 : 9월] 칭찬, 꼭 필요할까요?

칭찬, 꼭 필요할까요? 

 

 

임상심리사들은 매 검사마다 소아청소년들이 쓴 문장완성검사를 유심히 보게 됩니다. 아이의 현재 고민과 관심사, 성격, 또래관계 등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칭찬에 대한 내용을 쓴 아이들을 자주 만나게 되었습니다. 문장완성검사에서 ‘나에게 가장 좋았던 일은 / 엄마와 아빠가 나에게 칭찬해줄 때다’, ‘내가 가장 행복할 때는 / 엄마가 칭찬해줄 때다’와 같은 내용이 뚜렷하게 많았습니다. 이 아이들은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칭찬받거나 인정 받고 싶은 욕구가 매우 많지만 충분히 만족되지 못하면서, 의기소침해지고 불만이 많아진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부모님들과 대화해보면, 그런 자녀의 마음에 대해 미처 모르고 계신 상태이거나, 때로는 ‘칭찬을 꼭 해줘야 하나. 매번 칭찬해달라고 하니 피곤하다. 이미 칭찬을 충분히 해주고 있다. 아무리 찾아봐도 칭찬해줄게 없다’와 같은 고민을 토로하셨습니다.

 

이야기를 듣는 저도 고민이 되었습니다. 칭찬, 꼭 필요할까요?

 

이 질문에 답하고자 관련 책을 읽고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칭찬의 필요성과 효과를 생각해보았습니다 우선 ‘부모와 아이 사이’의 저자 하임 기너트는 칭찬이라고 모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전제했습니다 도움이 되는 칭찬은 아이의 성격이나 성품에 대한 평가가 아닌 ‘아이의 노력과 노력을 통해 성취한 것’에 대해 칭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이의 노력과 성취 중 어떤 점이 부모의 마음에 드는지, 어떤 점을 높이 평가하는지 명확히 표현하는 것입니다. 아빠를 도와 무거운 것을 옮긴 아이에게 “너는 힘이 정말 세구나”라고 단정적으로 말하면 아이는 ‘우리 반에는 나보다 힘이 센 아이가 많은데’라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아빠가 “이 의자는 무거워서 혼자 옮기기가 어려웠는데, 네 덕분에 금방 옮겼구나”라고 구체적인 사실을 이야기하면, 아이는 ‘나는 아빠를 도와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야. 나는 무거운 물건도 옮길 수 있어’라고 생각하며 자신에 대해 스스로 긍정적인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고 합니다. 결국 칭찬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긍정적인 확신과 관련됩니다. 모든 아이가 1등을 할 수는 없고, 1등을 한 아이는 한 명일 뿐입니다. 하지만 모든 아이가 ‘노력하는 아이’, ‘인내심 있는 아이’, ‘책임감 있는 아이’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험난한 삶 가운데에서도 자존감을 지켜주는 것은 예전에 받았던 1등 상장이 아니라, ‘나는 괜찮은 사람이야’라는 긍정적인 자기 신념일 것입니다. 제 경험을 돌아보아도 그렇습니다. 제가 가장 인상 깊게 기억하는 칭찬은 초등학교 시절 청소를 열심히 했다고 받은 모범상입니다. 얇은 상장 한 장이었지만, 맡은 구역을 매일 똑 같은 시간에 꾸준하게 청소했기 때문에 이 상을 준다던 선생님의 말씀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습니다. 돌아보면 이 칭찬을 통해 저는 “난 귀찮은 일도 꾸준히 할 수 있는 인내력 있는, 성실한 사람이야”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결국 칭찬을 받고 싶고 인정 받고 싶은 아이들도 결국 스스로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가 필요한 것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께도 여쭤보고 싶습니다. 당신은 살면서 받은 칭찬 중에 어떤 칭찬이 가장 기억에 남나요? 그 말은 당신에 대해 어떤 것을 알려주나요? 그 칭찬을 떠올리면 어떤 감정이 느껴지나요? 저는 여러분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고, 용기를 북돋아주는 칭찬을 꼭 하나씩 떠올리시면 좋겠습니다.

 

살면서 한 번도 칭찬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하루에 한 마디라도 칭찬을 듣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지 모릅니다. 주윤하 씨의 ‘집으로’라는 노래 가사에는 ‘칭찬 한마디 듣지 못하는 하루가 지나가고’란 구절이 있습니다. 우리는 칭찬이 부족하고 문제에 대한 지적이 넘쳐나며, 경쟁이 우세한 사회를 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거스르는 것은 쉽지 않지만, 그로부터 나와 아이를 보호하고자 노력할 수는 있습니다. 나부터 하루에 한 번씩 아이에게 칭찬을 해보는 겁니다. 부모님들께 하루에 한번씩 칭찬을 하시도록 권유하면, 칭찬이 어렵다고 속상해하시며 자책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작 자신이 칭찬을 많이 받지 않았기에 칭찬에 인색해지고 어려움을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칭찬을 많이 못 받아본 것도 서러운데, 그런 나를 책망하다니요. 그런 분들은 우선 나에게 하루에 한 번씩 칭찬을 해봅시다. 좋은 부모가 되고자 전문 기관에 왔고, 아이와 대화를 시도하고 있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있는, 나의 노력을 충분히 칭찬해줍시다. 그리고 칭찬으로 따뜻해지고 뿌듯해진 마음으로 아이를 바라보고 칭찬 한마디를 건네 봅시다. 칭찬 한 마디가 오늘 하루 당신과 아이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기를 바랍니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심리사 김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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