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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칼럼: 5월] 아프고 위험한 검사나 치료를 앞둔 아이

아프고 위험한 검사나 치료를 앞둔 아이

 

아마도 수많은 부모님들이 예방접종이나 치과진료를 앞두고, 울고불고 도망가는 자녀들 때문에 진땀을 흘린 경험이 한번씩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린 시절의 의료경험은 미래의 불안, 통증, 그리고 의료적 상황을 극복하는 힘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어린 시절에 의료시술과 관련한 통증과 이와 연관된 공포나 불안을 적절하게 조절하지 못하면 통증을 느끼는 정도도 더 심해지고 통증과 관련된 신경회로 자체의 변화를 유발하게 됩니다. 즉, 성인이 되어서도 의료시술에 대한 통증을 더 많이 느끼고 통증을 참기 어렵게 됩니다. 그러므로 아프고 위험한 검사나 치료를 앞둔 아이에게 적절한 준비를 시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아이의 나이가 어릴수록 의료시술에 대해서 스트레스와 통증을 더 많이 경험합니다. 이는 의료시술에 대해서 잘못된 믿음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고, 인지능력이 덜 발달하여 시술시간이나 통증의 정도 등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부모님의 태도도 많은 영향을 끼칩니다. 부모님이 불안해하면 아이가 효과적인 대처법을 찾아내도록 도와주기 어렵고, 아이가 힘들어할 때 적절하게 반응해주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불안이 매우 심한 일부 부모님일 경우에는 의료시술을 하는 동안 아이와 분리시키는 것이 오히려 아이에게 도움이 될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의료시술을 받게 하기 위해서 아이의 불안이나 망설임에 대해서 일부러 혼내거나 위협하거나 벌을 주는 경우도 간혹 있는데 이러한 행동도 아이의 고충을 증가시키게 됩니다.

 

아이에게 의료시술을 준비시키는 데에는 크게 세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 의료시술에 대해 교육하는 것입니다. 시술 중과 전후에 무엇을 보고 들을 것인지, 어떤 느낌이 들고, 어떤 냄새가 나는지에 대해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설명을 해줍니다. 이때는 위협적이지 않은 수준에서 가능한 한 정확하게 설명해주고,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단순하고 명확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들은 내용을 아이가 나름대로 정리해서 말해보도록 하고, 질문을 하도록 격려합니다. 아이가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알려줍니다. 교육을 시행할 때에는 그 시기가 중요한데 너무 일찍 설명을 해주면 시술에 대해서 걱정하거나 상상할 시간이 늘어나서 편견이나 불안이 증가할 수 있고, 너무 늦게 설명해주면 아이가 질문을 하거나 설명을 들은 후 아이 나름대로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이 부족해서입니다. 둘째, 다른 아동이 비슷한 상황에서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을 보여주는 방법이 있습니다. 똑같은 경험을 잘 마친 또래로부터 시술상황에 어떻게 적응했는지 들어볼 수도 있고, 관련된 영화의 상황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좋은 예를 보고 아이가 이를 습득해 모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셋째, 놀이를 통해서 의료시술에 조금 더 익숙해지게 할 수 있습니다. 시술상황과 관련된 놀이를 통해서 시술도구를 낯설어하지 않고 두려운 대상에 대해 숙달할 기회를 가지게 됩니다.

 

예기치 못하게 갑작스런 시술을 하게 된 경우에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만3세 이전의 아이의 경우 낯가림이나 분리불안이 끝나지 않은 경우가 많으므로 부모님과 함께 하는 것이 좋고, 아이의 발달단계에 적합한 놀잇감(공갈젖꼭지, 소리와 불이 들어오는 장난감, 비누방울 등)을 제공해 의도적으로 주의를 돌리는 게 도움이 됩니다. 조금 더 큰 아이나 청소년의 경우에는 좋아하는 음악이나 비디오게임, 수수께끼, TV 등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복식호흡과 근육 이완 등 긴장과 불안을 줄이고, 신체적인 반응을 조절하는 방법도 도움을 줍니다.

 

의료시술을 무사히 마친 다음에도 부모님이 할 중요할 일이 한 가지 남아있습니다. 바로 의료시술을 잘 견뎌준 아이에게 진심을 담아 칭찬해주는 것입니다. 커다란 두려움 앞에서도 도망치지 않은 용기, 꿋꿋이 맞서서 견뎌낸 인내심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칭찬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에게는 커다란 보상이 되며 다음 의료시술을 조금 더 수월하게 맞아들일 수 있는 힘이 됩니다. 또한 아이가 좋아하는 스티커나 소소한 장난감, 간식 등을 주는 것도 힘든 의료시술을 아이가 좋아하는 경험과 연결시켜 의료시술에 대한 이미지를 조금 더 긍정적인 것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아무리 건강을 위한 것이라 해도 시술을 하는 동안 고통스러워 하는 아이를 바라보는 건 모두에게 참 힘든 일입니다. 앞서 알려드린 내용들이 우리 아이들이 두렵고 고통스러운 시술을 조금 더 수월하게 무사히 넘길 수 있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정신의학과 임상강사 박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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