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이야기
[정신건강칼럼 : 3월] 렘수면 행동장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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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면서 고함을 지르고 발길질을 한다? – 렘수면 행동장애
렘수면은 전체 수면의 약 20%에 해당하는 꿈을 꾸는 수면의 한 단계이다. 정상적으로 이 단계에 접어들면 사지 근육은 일시적으로 마비가 되어 꿈 속에서 하는 다양한 행동을 실제로 옮기지는 않게 된다. 이와 같은 정상적인 근육의 마비가 부분적으로 또는 전적으로 소실되어 꿈을 행동화하게 되는 질환이 바로 렘수면 행동장애(REM sleep behavior disorder)이다. 렘수면 행동장애는 일반인구의 0.5% 정도에서 관찰되는 드물지 않은 질환이며, 남성과 고령에서 더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유독 쫓기거나 싸우는 장면과 관련된 난폭한 양상의 행동을 보이며 때로는 고함을 지르기도 하기 때문에 수면이 유지되기 어렵고 신체적인 손상을 입을 위험이 있다. 심한 경우에는 환자 본인 뿐만 아니라 동침자에게도 피해를 주게 되는 불편한 질환이다.
렘수면 행동장애 의심 증상
또한, 렘수면 행동장애는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이나 루이체 치매(dementia with Lewy Bodies)와 같은 퇴행성 신경질환과 연관되어 발생할 수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렘수면 행동장애를 진단 받은 환자들이 약 10년 뒤 80% 이상에서 퇴행성 신경질환에 이환 되었다고 보고하였다. 명확한 원인이나 질환들 사이의 관계는 확립되어 있지 않으나, 일반적으로 도파민계 신경회로의 퇴행성 변화가 공통된 기전일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임상적 평가에서 렘수면 행동장애가 의심이 된다면, 야간수면다원검사를 통해 확진을 할 수 있고 증상의 심각도에 따라 필요하다면 약물 요법을 통해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환자와 가족들에게 실질적인 고통을 줄 뿐 아니라, 조기발견 및 개입이 필요한 퇴행성 신경질환과의 밀접한 연관성을 고려할 때, 렘수면 행동장애는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할 것이다. 평소 이와 같은 증상을 경험하고 있다면 전문가와 상담을 받는 것이 좋겠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강사 윤소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