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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칼럼 7월] 정신과 의사가 가지는 고민

정신과 의사가 가지는 고민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김인수

 

 

 전공의의 입장에서는 정신과라는 영역을 바라볼 때 어떤 생각이 드는 지 궁금하실 분도 있으실 것 같다. 이번 칼럼에서는 환자가 아닌 의사의 입장에서, 그것도 아직 한창 수련 중에 있는 전공의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나의 경우도 그러했지만, 많은 경우 인간의 정신, 심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정신과를 지원하게 된다. 의과대학 시절 정신과 수업을 들으며 흥미를 느끼는 경우도 있고, 대학 입학 전부터도 심리, 철학 등의 인문학적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의학 내에서 자주 선택하게 되는 길이 정신과 다. 아직 환자 진료 경험이 없는 상태이므로 여러 종류의 환상을 가지고 지원하게 된다. 인간의 심리를 멋지게 분석하게 될 수도 있을 것만 같고, 면담을 통해 환자도 정신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내 자신도 더 성숙한 사람으로 거듭날 것이라는 기대도 가지게 된다.

 

 어떤 면에서는 성숙해간다고 볼 수도 있겠다. 한없는 겸손을 배우게 되고, 정신과적 “치료” 역시 오만한 생각이었다는 자각을 하게 되기도 하다. 내과, 외과와는 달리 정신과의 경우 상당부분 바탕이 되는 이론들(약물, 정신분석, 정신 요법 등과 관련된)이 여전히 가설의 수준으로 남아 있기에 확실한 것보다는 불확실한 것이 더 많다. 과학적 사고 방식에 익숙한 의사의 입장에서는 이 부분에서 특히 답답함을 느끼는 것 같다. 환자가 나아졌을 때도, 약 때문에 좋아진 건지, 면담을 잘해서인지, 아니면 그저 나을 때가 되어서 나았는지 판별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이러한 애매한 속성을 견디는 것이 정신과 의사가 가진 숙명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지난 5월 정신보건법의 전면적 개정으로 인해 입퇴원과 관련된 법적인 절차가 매우 까다로워져 정신과에 대한 본질적 고민에 더불어 전공의는 법적, 행정적 고민으로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다. 대략 이러한 상황에 놓여 있기에, 나를 비롯한 많은 정신과 의사들은 정체성에 대해 혼란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이에 위기감을 느껴 어떤 사람들은, 정신과의 여러 영역(약물, 정신 분석, 정신치료 등)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하기도 한다. 그 안에서 답을 찾는 사람도 있지만, 더 큰 혼란에 빠지는 사람도 있다.

 

 다소 맥 빠지는 결론이기는 하나, 지난 1년반 동안의 정신과 수련을 하며 느낀 것이 있다면 정신과 의사로서 해야 되는 것은 환자의 이야기를 잘 듣고, 환자가 느끼는 감정을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점일 것이다. 그리고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불확실로 가득 찬 이 영역에서 이것만큼은 정신과 의사가 가장 확실히 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태도는 치료적이다. 편하게, 솔직하게, 기탄 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정신과 의사의 역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환자는 자유롭게 자신을 드러내며 스스로 깨닫고, 생각을 바꾸고, 스스로의 힘으로 점차 나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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